당신은 결코 진정한 당신으로 있지 못한다

알코올은 당신의 타고난 두려움을 없애 당신을 무방비하고 취약한 상태로 만듭니다. 이성적이고 지적인 사고를 통제하는 부분이 사라지고, 알코올의 효과가 나타나면 우리는 말 그대로 정신이 멍해집니다. 이것을 취한 상태라고도 합니다.

가끔은 긴장을 풀고 좀 바보같이 굴어도 좋지 않으냐고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리는군요. 저도 동의하고, 저 역시 자주 그렇게 합니다. 그러는 데 술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아이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이 그렇게 할 때는 실제로 본래의 자기 자신이기에, 긴장을 풀고 장난치며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멍해진 상태를 정말로 즐길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알코올 중독의 가장 큰 단점은 결코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있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약물을 복용하고 있으면 진짜 당신이 아닙니다. 일부가 빠져 있고, 온전하지 않습니다. 술을 마실 수 없으면 신경이 곤두서고 불행해지니, 여전히 진짜 당신이 아닙니다. 알코올은 타고난 감각을 빼앗으므로 술기운 아래에서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이든 거짓입니다. 잠시 덫 밖으로 나와 상황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술이 사람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지 않으며 술을 마셔서 얻을 진짜 즐거움은 없다는 사실이 분명히 보입니다.

알코올은 억제제입니다. 억제제를 오래 복용할수록 더 우울해집니다.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의학적 사실입니다. 술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의사들은 NHS에서 항우울제로 술을 처방할 겁니다. 술이 사람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든다면, 몹시 우울하고 외로울 때마다 그저 집에 앉아 와인 두 병쯤, 아니 기왕이면 스카치위스키 한 병을 마시고 다시 더없이 행복해지면 될 겁니다. 사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더 우울해집니다. 아직도 의심이 든다면, 왜 자살 시도의 65퍼센트 이상이 술과 관련되어 있는지 자문해 보세요. 술이 당신을 행복하고 유쾌하게 만든다면 왜 삶을 끝내고 싶겠어요? 행복할 때라면 자살이야말로 가장 하고 싶지 않은 일 아니겠어요?

제가 술을 마시면서 행복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뜻일까요? 아니요, 물론 아닙니다. 술을 마시면서 행복할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평균의 법칙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저는 술 덕분에 행복했던 것이 아니라 술을 마셨는데도 행복했던 겁니다. 이 점에 관해 마음을 활짝 열고 생각해 보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결코 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알코올은 결코 달라지지 않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술을 마시는 자리와 함께하는 사람들뿐입니다.

사람들은 장례식에 가면 아무리 많이 마셔도 여전히 슬픕니다. 슬픈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재미있는 친구들과 신나는 파티에 가면 행복할 겁니다. 행복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행복해야 마땅하지만, 슬프게도 저는 파티에 가서 어떤 이유로든 술을 마실 수 없으면 불행했습니다. 술이 있어서 행복했던 게 아니라, 술을 마시지 못하면 불행했던 겁니다. 저는 ‘술을 안 마시면 파티도 제맛이 안 나’라고 말하곤 했지만, 그렇게 느낀 것은 제가 작게나마 떼를 쓰는 아이 같았기 때문입니다.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 손에 술잔이 없으면 거의 벌거벗은 듯했고, 저의 술친구인 알코올 없이는 똑같이 즐길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술은 진정한 즐거움이나 재미를 전혀 주지 않았고, 제가 아무리 확신했어도 파티를 즐겁게 만들어 준 적은 결코 없었습니다.

모두가 몇 잔씩 마시면 파티는 언제나 더 즐겁지 않나요? 그렇다면 이 질문에 한번 답해 보세요. 정말 형편없는 파티에 가 본 적이 있나요? 따분하고 울적한 사람들만 모여 있어 지독하게 지루한 모임에 가 본 적이 있나요? 한 번도 없다면 정말 놀랍겠네요. 질문을 하나 더 하겠습니다. 그 파티에 술이 있었나요? 대답은 물론 ‘예’겠죠. 저는 형편없는 파티에 수없이 갔고, 지금도 갑니다.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술을 마시며 아주 즐겁게 보낸 파티에 가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러니 저녁을 즐겁게 보내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술이 아니라는 게 분명합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주고받는 농담, 친구들과 어울려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에 음악과 춤이 어우러진 덕분이지, 결코 술 덕분이 아닙니다.

저는 술 없이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고 말하곤 했고, 술을 마시는 것을 정당화하려고 술을 마시지 않고도 괜찮았던 경우를 적어도 두 가지는 끄집어내곤 했습니다. 의존해서가 아니라 선택해서 마시는 것임을 남들에게 보여 주고 스스로에게도 증명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답해 보세요. 술을 마실 때마다 행복했다고 솔직히 말할 수 있나요? 술을 마시면서 신경이 곤두서거나 말다툼을 벌인 적은 없나요? 술자리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해하거나 운 적은 없나요? 술을 마시면서 불쾌하게 굴거나 억지를 부린 적은 없나요? 생각해 보세요. 술을 마시는 동안 이 중 어느 감정이라도 경험했다면, 술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이론대로라면 술을 마실 때마다 웃고 즐거워야 하지만, 마실 때마다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요? 술이 정말 당신을 유쾌하게 만든다면, 그것을 마실 때마다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나요?

저는 슬픔을 술에 잠기게 해 잊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였습니다. 어쨌든 술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잖아요? 그러니 기분이 가라앉을 때는 기운을 북돋워 줘야겠지요.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우울할 때 술을 마시면 처음보다 더 우울해집니다. 술을 마신 뒤 다른 사람의 얼굴에 병을 내리쳐 깨뜨리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나요? 여러분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이슨, 그건 너무 많이 마시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술을 조금 마시면 분명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잠깐만요! 너무 많이 마시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만, 조금 마시면 행복하고 유쾌해진다고요? 지금 누구를 속이고 있는 건가요? 술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면 많이 마실수록 더 행복해져야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어요? 그리고 ‘술은 조금 마시면 괜찮다’는 이야기는 대체 뭔가요? 술은 약물이며, 약물이기에 더 마시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듭니다. 일단 마시기 시작하면 실질적인 선택권은 없습니다. 계속해서 점점 더 많이 마시든지, 아니면 마시는 양을 늘리지 않으려고 어느 정도의 의지력과 자기 규율, 통제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최근에 누군가 제게 마시는 양을 조절하지 못해서 술을 끊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마시는 양을 조절하고 싶지 않아서 끊었다고 대답했습니다. 통제력을 유지하려고 의지력과 자기 규율을 동원해야 한다면 끊임없는 싸움이 됩니다. 앞서 말했듯, 이렇게 통제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스스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자유롭다는 것은 참 좋습니다.

술을 조금 마시면 행복해지는 것처럼 보이는 유일한 이유는 술이 타고난 두려움을 없애고 그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을 충족해 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는 어차피 행복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장들에서 타고난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 즉 뇌의 이 합선으로 일어나는 일이 왜 이런 온갖 착각을 만들어 내는지 설명하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재 당신이 그런 자리에서 술 없이는 행복할 수 없는 처지에 있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자신에게도, 들어 주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든 한잔하는 것을 즐긴다고 계속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인가요? 정말로 당신이 음주를 통제하고 있나요, 아니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술이 당신을 통제하고 있나요? 지금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규칙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스스로 통제하고 있지 않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는 의존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선택해서 마신다고 믿습니다. 애초에 진정 우리 자신의 선택이었던 적이 없는데, 계속 마시는 것이 우리 자신의 선택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판단하기가 늘 쉬운 것은 아니니, 제가 수많은 음주자에게 던졌던 이 간단한 질문으로 혼란을 풀어 봅시다. 그중에는 돈도 거의 없고 자기 가치감도 아주 낮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당신에게 복권 당첨금 £100,000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 받으시겠어요?’

물론 누구나 ‘예’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그 돈을 가지려면 아주 사소한 조건 하나가 있습니다. 앞으로 영원히, 그 어떤 경우에도 다시는 술을 마실 수 없다는 겁니다. 뭐라고 하시겠어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할까요? 자신에게 솔직해진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어요? 돈을 받겠어요? 제가 술에 사로잡혀 있을 때라면 뭐라고 했을지 압니다. 돈 따위 집어치우라고 했겠죠! 즐겁게 지낼 수도 없고, 축하할 때조차 다시는 한잔할 수 없다면 그 많은 돈이 무슨 소용이겠어요? 그 돈으로 떠날 수 있는 휴가를 생각해 보세요. 하지만 수영장 옆에서 한잔할 수도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요? 돈 따위 엿 먹으라지, 우리 한잔합시다!

제가 물어본 거의 모든 음주자에게서 똑같은 대답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돈을 받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솔직히 말하면, 분명 아닐 텐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대부분이 솔직하게 말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결국 그것이 약물 중독의 본질입니다. 자신이 의존하고 있지 않으며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 들게 만드는 겁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을 포함해 모든 약물 중독자는 남들에게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합니다. 제가 끈질기게 파고들며 ‘정말로 다시는 영원히 술을 마실 수 없어도 조금도 마음에 걸리지 않겠어요?’라고 묻자, 그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마음에 걸리는 정도가 아니죠. 당신 말이 맞아요. 저라면 안 하겠어요. 인생에는 돈보다 중요한 것도 있으니까요.’ 인생에는 술보다 중요한 것도 있지만, 중독자는 그렇게 보지 못합니다.

현실은 술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없으면 당신이 불행하다는 것입니다. 여러 해 동안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든 자리에서 술을 마셔 왔다면, 술 없는 삶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술 없는 모임을 떠올릴 때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경험은 운전을 해야 하거나, 약을 복용 중이거나, 잔소리에 시달리거나, 금주 중이거나, 그 밖의 이유로 어쩔 수 없이 마시지 못했던 때뿐입니다. 이제 당신의 뇌는 술 없는 밤은 당신을 불행하게 하고 술 있는 밤은 행복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술이 아닙니다. 그저 술을 마시지 못하면 뭔가를 빼앗긴 기분이 들어 불행한 겁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자리를 즐기기 위해 늘 술에 의지해 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장들에서 술이 당신의 용기를 얼마나 철저히 파괴하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술을 마시기 전에는 자신을 의지했고, 그러는 데 아무 불만도 없이 아주 만족했습니다. 설명했듯이, 술을 마시기 전에는 술 없이도 즐거운 순간을 만끽하고 그 약물 없이도 힘든 순간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가 겪는 흔한 두려움과 거리낌, 불안, 미숙함은 우리에게도 있었지만, 자라면서 금세 극복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파티를 보세요. 아이들은 으레 그렇듯 조심스러워하며 들어오지만, 5분도 지나지 않아 온 장소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술도, 헤로인도, 크랙도, 코카인도, 그 밖의 어떤 약물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미 한껏 들떠 있으니까요. 자연스러운 고양감 속에서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중독자는 결코 이런 상태에 이르지 못합니다. 애초에 자신이 온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만든 것이 그 약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아주 쉽게 똑같은 상태가 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해결하려는 바로 그 문제를 술이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우리가 술을 마셔서 얻는다고 생각하는 이 놀랍고 즐거운 효과는 무엇인가요? 제대로 의사소통할 수 없게 되는 즐거움인가요? 모든 감각을 잃어 즉시 취약해지고 위험 앞에서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는 놀라운 효과인가요? 정신이 완전히 멍해지는 멋진 느낌인가요? 초점을 맞추지도,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되는 훌륭한 효과인가요? 몇 시간이고 완전히 터무니없는 헛소리를 늘어놓는 즐거운 효과인가요? 토하는 멋진 감각인가요? 정신이 하도 나가 버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즐거움인가요? 기억력을 망가뜨려 그토록 멋졌다는 경험조차 어차피 떠올리지 못하게 되는 놀라운 효과인가요? 뇌와 입 사이의 모든 검문소가 사라져, 목소리가 커지고 공격적이고 불쾌하고 저속하고 심술궂게 굴며, 남에게 상처를 주고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을 유발하며, 같은 말을 반복하고 한심하게 굴고 지나치게 감정적이 되거나 폭언을 퍼붓게 되는 놀랍고 즐거운 효과인가요? 통제력을 잃는 놀라운 효과인가요? 너무 ‘정신이 나가’ 성관계를 갖지도, 진정한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지도 못하게 되는 멋진 효과인가요? 앞으로 여러 해 동안 후회할 말과 행동을 하는 즐거움인가요? 어지러워지는 훌륭한 감각인가요? 말해 보세요. 그 놀라운 효과라는 것이 어디에 있으며, 대체 무엇인가요? 솔직히 여러분은 대답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전부 하나의 거대한 착각입니다.

당신은 한잔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취한 사람들을 보면, 똑같이 ‘즐거운’ 효과를 얻기 위해 정말 술을 마시고 싶어지나요? 예를 들어 대낮에 길 한복판에서 캔맥주를 마시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부러운가요? 부러워하는 음주자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왜 그럴까요? 당신도 즐겁게 지내고 싶지 않나요? 사실 술은 결코 저녁 시간을 즐겁게 만들어 주거나 휴가를 더 좋게 만들어 주지 못합니다. 망쳐 놓은 적은 분명 몇 번 있었죠. 그런데도 술이 공을 차지합니다. 사실 즐거웠던 시간은 술과 아무 상관도 없는데 말입니다.

아직 술을 마시던 몇 년 전, 저는 튀니지에 갔습니다. 처음 며칠 밤은 호텔 바에서 보냈는데, 손님들을 즐겁게 해 주겠다며 정말 ‘끝내주는’ 공연들을 선보이더군요. 개인적으로는 페인트가 마르는 것을 지켜보는 편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워낙 외딴곳에 있었고 달리 갈 만한 곳도 없어 보였습니다. 물론 저는 매일 밤 술을 마셨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제가 대단한 술꾼처럼 들리겠지만, 알코올 중독자는 누구나 휴가 때면 사실상 매일 밤 술을 마십니다. 그 약물을 복용하지 못하게 하는 제약이 없고, 그것 없이는 즐길 수 없을 것처럼 느끼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술을 마시고 있는데도 저녁 시간이 정말이지 너무나 지루했다는 겁니다. 술을 마실 때 정신을 자극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 아주 빨리 피곤해집니다.

그곳에는 일주일만 머물렀는데, 닷새째 되는 날 우리는 식사와 공연, 밤새 무료로 제공되는 와인이 포함된 사전 기획 저녁 행사에 가기로 했습니다. 당시 제 마음을 끈 것은 마지막 항목이었습니다. 그날 저녁은 훌륭했습니다. 일주일 중 가장 좋았고, 덕분에 휴가가 훨씬 더 즐거워졌습니다. 제가 술을 마셔서 그날 저녁이 그렇게 좋았을까요? 아닙니다. 그날 저녁 전에도 매일 밤 술을 마셨습니다. 분위기가 훌륭했기 때문입니다. 벨리댄스도, 뱀을 부리는 공연도 있었고, 약 500명으로 가득 찬 실내에서는 모두가 박수를 치며 탁자와 무대 위에서 춤을 췄습니다. 저도 춤을 추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렸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술을 마셨기 때문에 멋진 저녁을 보낸 것이 아니라, 술을 마셨는데도 멋진 저녁을 보낸 겁니다. 당시 누군가 그곳에는 술이 없을 거라고 말했다면, 슬프지만 저는 그 행사에 참석하느니 호텔 바에 남아 있었을 겁니다. 당시에는 그날 밤이 즐거웠던 데 제가 마신 술의 양도 한몫했다고 확신했지만, 돌이켜보면 춤추고 즐기느라 너무 바빠서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았습니다.

사실 술에 사로잡혀 있던 시절에도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아주 멋진 저녁을 보낸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모임에 가서 술은 아주 조금만 마시고 밤새 춤을 추다가, 저녁이 끝날 무렵 정말 즐거웠는데도 술은 거의 입에 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은 적이 있지 않나요? 심지어 운전해서 집에 갈 수도 있겠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놀랐겠죠. 하지만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면 불행하고 뭔가를 빼앗긴 기분이 들었을 겁니다. 사실 우리는 즐겁게 지내는 데 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술이 우리를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술은 억제제입니다. 술은 또한 당신이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지만, 사실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