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 쇼
이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설명하겠습니다. 제가 클로디아 윙클먼은 아니지만 잠시만 들어 주세요. 할리우드는 궁극의 연속극을 만들어 냈습니다. 다른 점은 짐 캐리가 연기하는 영화 속 인물 트루먼이 자기 삶 전체를 하루 24시간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트루먼 쇼라고 부릅니다. 그의 집에도, 차에도, 사실 그가 가는 곳마다 카메라가 있습니다. 그의 세상에서는 아무것도 진짜가 아닙니다. 바다도 하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내를 포함해 가족 모두가 배우입니다. 직장과 집은 지금껏 만들어진 것 중 가장 거대한 영화 세트장의 일부일 뿐입니다. 누군가의 삶에 남몰래 들어가 하루 24시간 생중계로 들여다보는, 관음증을 지닌 이들의 궁극의 꿈입니다. 역대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며, 제작진은 가능한 한 오래 이 프로그램을 이어 가려 합니다. 그들은 그의 삶을 통제해 수백만의 돈을 벌고 있으며, 그가 죽을 때까지 이 환상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는 끝내 아무것도 모를 것입니다. 실제 연속극처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야 할지 계획하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트루먼 자신은 자기가 사는 세상이 진짜이며, 자신이 내리는 모든 결정은 스스로 선택하고 행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게 믿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는 자기 삶이 통제되고 있으며 자기 운명 자체가 작가의 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트루먼 쇼 제작진은 한 가지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세상을 탐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쇼가 시작된 지 30년이 되었고, 트루먼도 서른 살입니다. 마음 한편에서 그는 삶에는 이보다 더 많은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어 합니다.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여행할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세상 속에 따로 만들어진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바다는 일정한 거리까지만 이어지고 결국 영화 세트장의 가장자리에 닿지만, 트루먼이 그것을 어떻게 알겠습니까? 제작진은 그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합니다. 심지어 트루먼이 어린 시절 낚시 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다는 설정까지 만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트루먼은 자신을 탓하고 그때부터 줄곧 물을 두려워하게 됐습니다. 사실 그의 아버지도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배우일 뿐이며, 실제로는 살아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트루먼 쇼의 창작자는 그가 여행하지 못하게 할 방법을 생각해 내야 했으므로, 이런 식으로 아버지를 죽이는 것이 괜찮은 줄거리 장치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트루먼이 다음으로 생각한 방법은 비행기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사에 가 보니, 그가 마음을 접도록 비행기가 추락하는 사진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아내 역을 맡은 배우는 여행을 가지 말고 아이를 낳자고 끊임없이 말합니다. 긴 이야기를 짧게 줄이면, 몇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그는 자기 세상에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음을 감지합니다. 결국 다른 방법이 전혀 없기에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기로 결심합니다. 감독은 당황해서 폭풍을 만들어 내고, 말 그대로 폭풍을 일으켜 트루먼은 거의 죽을 뻔합니다. 제작진은 그가 떠나게 둘 수도, 텔레비전 생방송 중에 죽게 둘 수도 없습니다. 결국 그의 배는 하늘에 부딪힙니다. 어차피 하늘은 커다랗고 두꺼운 캔버스 천 한 장에 불과하니까요. 이 순간 그의 인식이 바뀌기 시작합니다. 그는 배에서 나와 하늘에 손을 댑니다. 그러고는 하늘 한가운데 있는 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발견합니다. 문을 열고,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 있습니다.
트루먼은 자기 세상만 알았고, 밖에 무엇이 있는지는 몰랐습니다. 환상은 걷혔지만, 바깥에도 여기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는 자신의 소중한 프로그램을 살리려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시도하는 쇼 창작자의 목소리였습니다. 트루먼은 조금 두려웠지만, 다른 선택이 무엇이었겠습니까? 모든 것이 거짓인 세상에서 남은 평생을 보내는 것일까요? 그게 무슨 삶이겠습니까? 사실 결정할 것도 없었기에 그는 잠시 생각한 뒤, 진정으로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늘 하던 인사를 건넸습니다. ‘잘 있어요. 혹시 다시 못 만나면, 좋은 오후, 좋은 저녁 보내고, 아아아주 편안한 밤 보내요!’
그 순간 그의 삶과 운명이 바뀌었고, 그는 자기 삶의 작가가 됐습니다. 기나긴 30년 동안 그가 믿어 온 모든 것이 거짓이었습니다. 진짜라고 굳게 믿었다고 해서 진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밖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것이 전부 거짓임을 알았지만, 이 인공적인 세상에 사는 한 사람에게는 너무나 진짜처럼 보였습니다. 나중에 인터뷰에서 쇼의 창작자는 트루먼이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깨닫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세상을 받아들입니다.’ 얼마나 맞는 말인가요?
여러 해 동안 저는 술이 해 주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실제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전부 사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저 속고 있었을 뿐이며, 저만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게 주어진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속고 통제당하는 사람은 트루먼 혼자였습니다. 착각에 시달리는 사람은 그 한 명뿐이었습니다. 술의 경우에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착각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탈출했을 때 바깥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이 트루먼이라면 어떨까요? 속고 있는 사람이 여러분 혼자가 아니라 온 가족이 착각에 빠져 있다고 해 봅시다. 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고 나면 그저 밖에서 지켜보기만 하겠습니까, 아니면 모두가 자신들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까? 그들이 착각에 빠져 덫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도우려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싶겠지요? 제 심정이 바로 그렇습니다. 이제 제게는 너무나 또렷하게 보입니다. 이 책은 여러분도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인식 너머를 보면 명백해지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책입니다.
좋은 소식은 술을 끊으면 자기만의 대본을 쓰고 자신이 어떤 사람일지 스스로 결정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세뇌로 주입된 믿음과 달리, 어떤 폭풍도 헤쳐 나갈 필요가 없습니다. 하늘에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으로 여러분을 풀어 주는 문이 있고, 그 열쇠는 여러분 자신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기 쇼의 주인입니다. 여러분을 가로막는 것은 오직 두려움뿐입니다. 저도 몇 년이나 일찍 벗어날 수 있었지만 두려움 때문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를 가로막은 것은 알코올 자체와 태어날 때부터 이어진 조건화가 만들어 낸 그릇된 인식이었습니다.
그릇된 인식 너머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마음속으로 잠시 우리 밖에 나와 이렇게 물어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