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애초에 우리를 중독에 빠뜨리거나, 술을 끊은 뒤에도 계속 술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광고는 딱 두 종류뿐입니다.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 직접적인 상업 광고
- 술을 마시는 다른 사람들
광고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맙시다. 광고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류 업계는 영국에서만 해마다 £200 million이 넘는 돈을 들여 자신들의 약물을 광고합니다. 여기에 간접적인 판촉 활동과 후원에 쓰는 돈까지 더하면, 이러한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는 총액은 아마 £800 million을 넘을 것입니다.
이 약물이 오늘 처음 출시된다면 아무도 가까이하지 않을 것입니다. 알코올은 절대로 합법화되지 못할 겁니다. 그것만은 확실합니다. 광고나 술을 마시는 다른 사람들의 영향 없이도 자신은 술을 마셨을 거라고 믿는다면, 술에 대해 전혀 모르는 다른 나라에 가서 그들에게 술을 팔려고 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어렵다는 정도가 아니라, 빌어먹을 만큼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오늘날 술을 한 번도 접해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술을 팔려고 한다면, 팔 수 없을 겁니다. 너무나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들릴 테니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액체 하나를 사야 하는데, 그것을 마시면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고, 어리석어지고, 무례해지고, 툭하면 말싸움을 벌이고, 속이 메스꺼워진다고 말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게다가 전날 마신 술이 남긴 불쾌한 영향을 누그러뜨리려면 그 액체가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진다고 말입니다. 누군가가 의식적으로 이 제품을 사용하기로 선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바로 그것이 제가 하려는 말입니다. 누구도 선택해서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닙니다. 마셔야만 하거나, 마시지 않으면 괴롭고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마십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술을 끊는다는 생각만 해도 공황에 빠집니다. 하지만 그래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이 책의 첫머리에서 저는 여러분이 열린 마음을 가져 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제가 막 건네받은 이 완전히 새로운 약물을 여러분에게 권해 보겠습니다. 잠시 술에 대해서는 잊으십시오. 이것은 새로운 약물입니다. 헤로인이나 크랙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먼저 이 약물을 사용할 때의 단점을 빠짐없이 나열하고, 그다음에는 장점을 아주 상세하게 나열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를 드릴 테니 솔직하게 답해 주십시오.
먼저 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약물은 부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액체입니다.
맛이 역겹습니다.
중독성이 매우 강하며, 평생 중독된 채 살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평생 적어도 £100,000의 비용이 듭니다.
강력한 독극물입니다.
한 번 사용할 때마다 뇌세포 수천 개가 파괴됩니다.
몸의 수분을 너무나 많이 빼앗아 가기 때문에, 마신 다음 날에는 뇌가 쪼그라들어 있을 것입니다.
모든 감각을 무디게 만듭니다.
정신을 멍하게 만듭니다.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지 못하게 됩니다.
반응 속도가 느려집니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말이 어눌해집니다.
본래 지니고 있던 두려움을 없애, 여러분을 취약하고 완전히 무방비한 상태로 만듭니다.
뇌와 입 사이의 안전 검문소를 없애 버립니다. 그래서 아무리 어리석고, 모욕적이고, 불쾌하고, 공격적이고, 무례하고, 터무니없는 말이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불쑥 내뱉게 됩니다.
타고난 보호 장치를 잃게 되므로, 이제 자신감과 용기가 더 커졌다는 착각을 하게 됩니다.
일단 그 착각을 경험하고 나면 이 약물에 완전히 의존하게 되며, 이것 없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 못하게 됩니다.
몸은 빠르게 면역과 내성을 키우므로, 같은 착각의 효과를 얻으려면 점점 더 많은 양이 필요해집니다.
많이 사용할수록 더 깊이 가라앉게 되고, 더 깊이 가라앉을수록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용기를 파괴합니다.
여러분의 자신감을 무너뜨립니다.
여러분의 자존감을 빼앗습니다.
여러분을 평생 자신의 노예로 만듭니다.
결국 여러분을 너무나 깊이 끌어내려, 끝내 미워하게 될 무언가의 노예라는 이유로 자기 자신을 경멸하는 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이것도 경고해야겠습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아마 구토를 하게 될 겁니다. 독성이 워낙 강해 몸이 최대한 빨리 내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 약물 자체가 강력한 마취제이므로 잠이 들게 됩니다. 운이 좋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아마 눈을 감고 싶어도 방이 빙빙 돌아 속이 메스꺼워질 겁니다. 그래서 눈을 뜨고 있으려고 하겠지만, 약물 때문에 졸음이 쏟아져 그럴 수 없을 겁니다.
그 시련 끝에 잠에서 깨면 머리가 쿵쿵 울리며, 살면서 겪어 본 것 중에서도 손꼽히게 심한 두통에 시달릴 겁니다. 탈수된 뇌를 통과해 혈액이 흐르려고 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온몸이 방금 트럭에 깔린 것처럼 느껴질 겁니다.
약물의 영향이 사라지려면 적어도 3일이 걸립니다.
이것이 이 새로운 약물을 사용할 때의 단점입니다. 이제 장점을 보겠습니다.
하나도 없습니다.
전혀 없습니다.
전무합니다.
영입니다.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이제 자신에게 이렇게 물어보십시오. 이 새로운 약물을 좀 사용하고 싶습니까? 이것을 사려고 제게 얼마를 내겠습니까? 솔직하게 답해 주십시오.
안타깝게도 제가 자랄 때 술 광고는 이런 식이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아니고, 앞으로도 결코 아닐 것입니다. 왜일까요? 술은 전 세계적으로 수조 파운드 규모의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여러분의 돈입니다. 술은 기분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 가운데 아직도 텔레비전 광고가 허용되는 마지막 약물입니다. 그래서 제조업체들은 끊임없이 광고합니다. 대부분의 스포츠 행사는 거대 주류 기업의 후원을 받습니다. 곳곳에 이 약물을 홍보하는 거대한 광고판이 있고, 번들거리는 잡지를 펼치면 한 쪽 건너 한 쪽마다 술 전면 광고가 나옵니다. 광고는 맥주를 마시는 ‘멋진 사람’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남자’의 이미지를 내세우고, 여성에게는 와인의 세련미를, 기업 임원에게는 스카치위스키를 내세웁니다. 이 모든 헛소리에서 이제 깨어나십시오. 그저 수조 파운드를 벌어들이는 약물에 여러분을 계속 중독시켜 두려는 것뿐입니다. 정부도 광고를 막지 않을 겁니다. 정부에도 큰돈이 되는 장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해마다 약 9,000명을 죽이고 동시에 수천 명의 삶을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에서 매년 수십억 파운드의 세수를 거둡니다.
광고는 술이 여러분의 연애와 성생활까지 더 좋아지게 해 준다는 암시도 합니다. 두 여자가, 뭐랄까요, 아주 가까워지는 광고에서는 ‘보드카만 더하세요’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고급’ 와인 한 병, 벽난로의 불, 좋은 음악, 달콤한 사랑 나누기의 이미지에도 끊임없이 노출됩니다. 얼마나 낭만적인 장면입니까. 사실 술이 없다면 모든 것을 기억하고, 모든 손길과 감각과 순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술의 현실은 대개 그 낭만적인 장면과는 딴판입니다. 술은 모든 감각을 무디게 하므로, 어차피 아무것도 느낄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이 마시면 어떤 일이 생길 수 있는지 남성들은 너무나 잘 압니다. 괜히 ‘술꾼의 발기부전’이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닙니다. 빳빳하게 세울 수 있는 건 없고 독한 술이나 한 잔 만들 수 있을 뿐이며, 때로는 세상의 모든 버팀대를 동원해도 세워 둘 수 없습니다. 반대의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감각이 너무나 망가져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아무리 애써도 절정에 이를 수 없으니, 남성 여러분, 이 점을 기억해 두십시오!
이 책은 거짓말이나 광고가 아니라 현실을 다룹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때때로 성관계를 했다는 것조차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때는 어느 순간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다음 기억은 알람이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입안은 흙이라도 씹은 듯했고, 아침 8시에도 입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습니다. 참 낭만적이지 않습니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모습을 광고하지 않는다니 우습습니다. 저는 덫에 너무나 깊이 빠져 있어서, 몇 잔 마신 뒤에 하는 성관계가 더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남성에게나 여성에게나 최고의 성관계, 최고의 사랑 나누기는 술을 마시지 않아 머리가 맑고, 무엇보다 모든 감각이 온전할 때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을 나눌 때면 거의 매번 술을 마셨기 때문에, 맨정신으로 나누는 사랑이 얼마나 멋진지 그저 잊어버린 탓입니다. 행복한 것은 사랑을 나누는 상황이지 술이 아닙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술 취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까, 아니면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아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까?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적어도 아침에 눈을 떠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아해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모든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 심지어 연극까지 술을 사교적인 여가 활동으로 그리며, 술이 용기와 자신감, 편안함과 행복을 준다는 환상을 계속 이어 갑니다. 이 약물의 이면에 있는 진실은 결코 광고되지 않습니다. Corrie와 EastEnders의 출연진 전체가 눌러사는 것 같은 Rovers Return과 The Queen Vic 같은 펍에서도 취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실 여러분이 술에 중독되어 있다면, 세상의 모든 펍 가운데서도 이곳들만큼은 기를 쓰고 피할 겁니다. 이런 연속극에서 누군가 술에 취하면 알코올 중독자 취급을 받으며 펍에서 나가라는 말을 듣습니다. 현실에서도 똑같습니다. 술 광고에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고, 대부분의 펍과 클럽은 ‘해피아워’ 판촉으로 여러분을 유혹하려 합니다. 하지만 바로 그 할인 혜택을 이용해 술에 취하는 순간 여러분을 쫓아낼 겁니다. 정신을 멍하게 만들고, 비이성적이고 불쾌하거나 폭력적으로 행동하게 하며, 점점 더 많이 찾게 만드는 약물을 팔아 놓고는, 정작 그 약효가 나타나는 순간 자기 가게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이 얼마나 위선적입니까!
그런데 이 연속극 속 사람들은 대체 무슨 돈으로 아침부터 밤까지 술을 마실까요? 그중 많은 사람은 실업자이니, 연속극 속 펍은 세계에서 술값이 가장 싼 곳인가 봅니다. 술은 어쨌든 아주 비싼 약물이니까요. 이런 온갖 잠재의식 광고는 우리가 알아차리든 못 알아차리든 강력한 세뇌 효과를 발휘합니다. 우리는 날마다 점심때와 저녁마다 술을 마시는 것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럽다고 그리는 이미지를 봅니다. 매일은 아닐지라도 매주 뇌세포와 용기, 자신감을 파괴하는 일이 완전히 부자연스럽다는 사실에도 무감각해집니다. 그 결과 술을 마시는 것이 정상이라고 믿게 됩니다.
축구의 맥주나 라거부터 테니스의 샴페인까지, 이제 스포츠와 술은 한 몸처럼 붙어 다닙니다. ‘France 98’ 축구 월드컵 당시 영국 축구의 주요 후원사였던 Carling은 대회 기간에 모든 캔에 성 게오르기우스 십자가를 넣었습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도 같은 일을 했습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잉글랜드 = Carling’이라고 연상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광고의 힘은 대단해서, 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대형 슈퍼마켓들은 맥주 15개들이 세 묶음을 고작 £18이라는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광고했습니다. 경기를 보겠다며 텔레비전 앞에서 인사불성이 되어 있던 팬이 얼마나 많았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술을 마시는 행위는 흔히 반항적인 행동으로 광고됩니다. 한 광고 문구는 ‘어둠의 편으로 넘어오라’고 권하고, 다른 광고는 ‘94.7퍼센트는 착하다’고 외칩니다. 광고주들은 늘 우리에게 남들과 달라지고 반항하며, 사회를 향해 ‘인생 좀 즐기자’, ‘신경 안 써’, ‘빌어먹을’이라고 말해 보라고 부추깁니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둡시다. 인구의 약 80퍼센트와 똑같은 일을 하는 데는 남다를 것도, 반항적일 것도 전혀 없습니다. 정말 반항아가 되고 싶거나 남들과 달라지고 싶다면, 인생을 즐기거나 감당하기 위해 술을 마실 필요가 없는 사람이 되십시오.
술이 갈증을 풀어 준다고 광고하는 방식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할 뿐입니다. 물이 다 떨어진 세상을 보여 주던 옛 광고가 하나 있습니다. 태양은 이글거리고, H2O는 그 세상에서 가장 구하기 힘든 물품입니다. 오죽하면 암흑가에서 물 거래가 큰돈이 되는 장사일 정도입니다. 광고에는 근육질의 멋진 남자가 등장해 모두가 목말라 죽어 가는 세상을 걸어갑니다. 맥주 배가 불룩 나온 사람을 내세울 리 없으니, 달리 누가 나오겠습니까. 그러고는 한 건물에 들어가 계단을 올라갑니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여자가, 물론 당연하다는 듯, 그에게 맥주 한 파인트를 따라 주고 있습니다. 광고는 이런 문구로 끝납니다. ‘제정신을 잃어 가는 세상에서도, 거품만은 잃지 않는 라거.’ 라거는 ‘거품’을 잃지 않을지 몰라도, 그것을 마시면 여러분은 제정신을 잃을 겁니다. 제정신만이 아니라 가족, 집, 돈, 뇌세포, 자존감, 용기, 자신감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해마다 9,000명이 그러듯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물이 없다면 술을 마시는 것만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겁니다. 술이 몸에 남아 있는 수분마저 빼앗아 갈 테니까요.
온갖 광고 이야기를 계속할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여러분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압니다. 어쨌든 하루 종일 매 순간 광고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으니까요. 광고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이 모든 광고의 메시지는 한결같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당신을 계속 중독시켜 놓고 당신의 돈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모든 광고는 여러분을 계속 중독시켜 두거나, 여러분이 마시는 브랜드를 바꾸도록 필사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들은 병 모양과 이미지를 바꾸고, 심지어 같은 제품에 다른 이름을 붙여 브랜드를 새로 단장하고 새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직접 광고의 힘이 아무리 강해도, 애초에 우리를 중독에 빠뜨린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이 우리를 설득해 이 약물을 처음 사용하게 했을까요? 정말 술 광고 포스터를 보고 벌떡 일어나 첫 잔을 주문했습니까? 아닙니다. 이유는 하나, 오직 하나였습니다. 누구든 어떤 약물이든 처음 손대게 만드는 바로 그것입니다. 이미 그 약물에 중독된 사람들입니다. 다시 말해 술의 경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