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음주
우리는 간접흡연의 영향에 대해 늘 듣습니다. 헤로인 중독자들이 저지르는 범죄, 약물 사용 습관을 유지할 돈을 마련하려고 남의 집에 침입하는 일, 약물과 관련된 총격 사건 이야기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간접 음주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매일 겪는 고통은 어떤가요?
고인이 된 로이 캐슬은 간접흡연의 영향을 널리 알렸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담배 연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폐암에 걸렸습니다. 저는 간접흡연이 지금껏 끼친 피해나 앞으로 끼칠 피해보다 더 큰 해를 끼치는 새로운 현상, 바로 간접 음주의 영향을 알리고자 합니다. 슬픈 진실은 간접 음주의 매우 위험한 결과로 고통받은 적이 없거나 지금 고통받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간접 음주란 다른 사람의 음주로 인해 누군가가 직접적으로 입는 피해입니다.
우리는 아침부터 밤까지 술을 마시는 사람을 흔히 그 사람이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끼치는 피해로 판단합니다. 간접 음주의 피해자가 된 가족들, 사회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딱지를 붙인 사람과 함께 사는 가족들을 위한 지원 모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깨닫지 못하는 것은 모든 음주가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여기에는 구타, 이혼, 폭력, 방임, 신체적 상처뿐 아니라 정서적 상처, 성적 학대, 자살, 살인, 흉기 공격, 감정 기복, 격한 감정의 폭발, 말다툼, 원치 않는 임신, 경제적 파탄이 포함됩니다. 간접 음주의 영향으로 생기는,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 아픔과 괴로움과 비참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한번은 알코올 중독에 빠진 젊은 남성을 치료한 적이 있습니다. 그 역시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라는 말을 믿게 되었고, 절실히 술을 끊고 싶어 했습니다. 그가 술을 끊고 싶어 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불과 몇 주 전에 술에 취해 자기 아버지를 두들겨 팼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그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고,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결코 그런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것은 본래의 그다운 행동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행동과 말을 통제하는 무언가의 ‘영향 아래’ 있었습니다. 그는 크리스마스 사흘 전에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술을 마시지 않았지만, 술을 마신 누군가, 바로 자기 아들에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아버지는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자기 자식이 준 정서적 상처까지 겪었습니다. 간접 음주의 피해자였던 것입니다.
한 십 대 소년이 잠에서 깨어 보니 가장 친한 친구가 바로 옆에 피투성이로 누워 있었습니다. 전날 밤 자신이 친구를 칼로 찔렀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소년은 겨우 열여덟 살이었고, 그저 남자 친구들끼리 밤에 놀러 나갔을 뿐이었습니다. 술 때문에 기억이 끊겼고, 지금은 살인죄로 종신형을 복역하고 있습니다. 그 살인은 약물과 관련된 것이었을까요? 아니, 그것을 살인이라고 할 수나 있을까요? 소년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었을까요? 술의 영향을 받고 있었기에 자신의 정신도 몸도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실화냐고요? 그렇습니다. 단 한 번뿐인 사고냐고요? 아닙니다. 이런 사건은 전 세계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습니다.
알코올이 직접 일으킨 이 한 사건 때문에 지금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이 간접 음주의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을까요? 우선 두 피해자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죽은 십 대 소년도, 그를 죽인 소년도 모두 피해자입니다. 두 가족의 비통함과 슬픔, 분노는 죽는 날까지 매일 이어질 것입니다. 벗을 잃은 친구들, 직원이나 동료를 잃은 사람들도 고통받습니다. 그 십 대 소년의 시신을 발견한 응급 구조대원은 평생 그 광경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이고, ‘살인’을 저지른 소년도 남은 평생 매일 고통받을 것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는 사실과 자신이 그 친구를 죽였다는 사실을 안고 눈을 뜰 것입니다. 자신이 저질렀다는 기억조차 없는 범죄 때문에 그를 과밀한 교도소에 가둬 두는 데 드는 국가의 비용도 있습니다. 이 모든 아픔과 고통은 두 소년이 즐거운 밤을 보내러 나가고 싶어 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거기에 무슨 해로울 일이 있겠습니까?
여러분은 이것이 매우 극단적인 사례라고 생각하며, 이런 상황에는 소년의 성격 같은 다른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고 주장할지 모릅니다. 애초에 ‘그런 성향’이 있어야 한다고, 그런 행동을 단순히 술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돌릴 수 있습니다. 누군가 크랙 코카인이나 헤로인을 사용한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사람들은 즉시 약물 때문이라고 말하고 가해자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밉니다. 하지만 술이라면 징역형을 받습니다.
LSD를 복용한 사람이 자신이 날 수 있다고 믿고 지붕에서 뛰어내리면, 우리는 지붕에서 뛰어내리는 것이 그 사람의 본성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약물을 사용한 결과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나요? 저도 ‘술의 영향을 받는’ 상태에서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말과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술을 마셔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바로 술이라는 녀석의 본성입니다. 술 때문에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면, 필연적으로 가까운 누군가가 간접 음주의 영향을 겪습니다. 이 현상으로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영향을 받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세라 콜린스는 간접 음주로 너무나 큰 고통을 겪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세라는 와인을 마시던 자리가 딸의 죽음으로 끝난 지 3년 뒤 자살한 불행한 어머니입니다. 여섯 살 난 딸이 와인을 마시고 목숨을 잃었다는 죄책감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딸 스테이시의 몸에는 알코올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서 혈중 알코올 농도가 음주 운전 허용 한도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충격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세라가 한 일을 두고 그녀를 비난하는 마음이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도 어릴 때 식사와 함께 와인을 받아 마셨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물을 타서 주기는 해도, 저녁 식사 때 아이들에게 와인을 조금 맛보게 하는 것을 평범한 일로 여깁니다. 당시 ‘술의 영향을 받고 있던’ 세라는 아이들이 으레 그렇듯 스테이시가 엄마를 흉내 내어 5분마다 부엌으로 가서 와인을 더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슬픈 현실은 어린 스테이시가 치명적인 첫 술을 마시기 훨씬 전부터 이미 술의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가족을 방치하고 마음의 고통을 주는 것은 알코올 중독자들뿐이라는 생각에 속아 넘어갑니다. 하지만 진실은 술을 마셔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음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신체적 또는 정서적 피해를 준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남에게 준 고통을 알아차리지조차 못합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경우에 제삼자는 간접 음주의 피해자가 된 것입니다.
아이들은 간접 음주의 영향으로 늘 고통받습니다. 어른들이 어른만 들어갈 수 있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 아이들은 콜라 한 잔과 빨대 하나를 받은 채 차 안에서 기다려야 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가 감정에 북받치거나, 넘어지거나, 토하는 모습을 보며 창피함을 겪습니다. 부모가 목소리를 높이고, 말다툼을 하고, 서로에게 또는 아이들에게 공격적으로 굴거나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모습을 봅니다. 밤에 침대에 누워 술 때문에 벌어진 싸움이나 폭행 소리를 들으며 마음 아파합니다. 이런 기억은 아이들의 평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술 취한 부모와 제대로 소통할 수 없을 때는 방치당한다는 느낌과 상처를 받습니다. 부모가 제정신으로 돌아와 주기를 간절히 바랄 수도 있습니다. 사라져 버렸으면 싶은 이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원래의 부모와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숙취 때문에 폭언을 듣는 일이 잦고, 자신이 무슨 잘못을 해서 이런 일을 당하는지 의아해합니다. 부모가 술을 마셨거나 늘 복용하는 약물에 돈을 쓰느라 돈이 떨어져서 나들이를 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모든 아이는 부모가 술 마시는 모습을 싫어합니다. 저도 그랬다는 것을 잘 압니다. 아이에게 어머니나 아버지가 술에 취한 모습보다 더 창피하고 속상한 일은 없습니다. 약물에 취한 부모와 어떻게든 대화를 나눈다 해도, 부모는 2초마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하거나, 반대로 욕설을 퍼부으며 자기 인생에서 잘못된 모든 일을 아이 탓으로 돌릴지도 모릅니다. 첫 번째 상황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요? 누군가 여러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해 주는 게 뭐가 문제일까요? 겪어 본 사람이라면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 것입니다. 그 사랑한다는 말은 부모가 하는 말이 아닙니다. 그때의 부모는 진짜 부모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약물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진정한 애정이 아닙니다. 술기운이 하는 말이며, 상처가 되고 창피한 일입니다.
신고된 아동 학대 사건의 대다수는 술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아이에게 의지하는 부모가 있는데 그 부모가 술에 의존하고 있다면, 그 아이는 누구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요? 물론 간접 음주로 고통받는 것은 아이들만이 아닙니다. 가족 중에 중독자가 있으면 온 가족이 신체적·정신적·경제적 부담을 느낍니다. 이것들은 가정 안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의 예일 뿐입니다. 간접 음주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이 밖에도 많습니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성인 보행자의 50퍼센트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의 두 배를 넘습니다. 운전자가 아니라 보행자 이야기입니다. 이들을 차로 친 운전자는 자신을 탓하며, 어떻게 했으면 그 보행자를 피할 수 있었을지 절박하게 되뇌면서 평생 고통받아야 합니다. 자기 잘못이 아닌데도 평생 끔찍한 죄책감과 후회에 시달립니다. 응급실 의료진도 고통받습니다. 술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다친 환자들을 치료해야 할 뿐 아니라, 바로 자신들이 도우려는 술 취한 환자들에게 신체적·정신적 폭력까지 당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많은 병원에서는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경비 인력을 추가로 배치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의사와 간호사를 향한 신체적 폭력의 98퍼센트는 술 때문에 일어나며, 경찰 역시 술과 관련된 사건 때문에 주말이면 늘어난 업무량을 감당해야 합니다.
음주 운전자에게 피해를 당한 사람들도 간접 음주의 영향으로 매일 고통받습니다. 다치거나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은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 동료들도 그 비극 때문에 남은 평생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물론 또 다른 피해자들, 바로 운전자 자신도 있습니다. 운전자는 밤이면 밤마다 식은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나 그 순간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겪고, 매일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하고 바랄지도 모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나라 전체가 간접 음주로 고통받기도 했습니다. 잉글랜드는 세계에 축구하는 법을 가르쳤지만, 이후 술에 취한 응원 팬들의 행동 때문에 여러 해 동안 유럽 대회 출전을 금지당했습니다. 프랑스에서 열린 1998년 월드컵에서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폭력을 휘둘렀지만, 주로 잉글랜드와 독일 사람들이었습니다. 체포된 사람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술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우연이었을까요? 물론 아닙니다. 알코올은 사람들에게서 두려움을 없애고 죽음과 파괴를 불러오는 사악한 약물입니다. 나라 전체가 간접 음주의 영향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축구 선수 폴 개스코인은 술 때문에 평생의 꿈, 월드컵 결승전에 출전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음주 때문에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팀원들도 피해자였습니다. 역대 최고의 축구 재능 중 하나를 빼앗긴 셈이니까요. 축구의 전설 조지 베스트는 간 이식까지 받았는데도 술 때문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비흡연자라면 이제 30,000피트 상공에서 간접흡연의 영향을 견딜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주요 항공사에서 흡연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30,000피트 상공에서도 여전히 간접 음주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흔히 ‘기내 난동’이라고 부르는 일입니다. British Airways는 1998년에 발생한 기내 난동 사건 이후,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승객에게 ‘옐로카드’를 주는 제도까지 도입해야 했습니다. 한 승객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자 많은 승객이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비행 중 한 시간 동안 이어진 아수라장 속에서, 그는 조종사를 죽이고 승객을 머리로 들이받겠다고 위협하더니 좌석을 부수고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했습니다. 직원들과 승객들은 그와 몸싸움을 벌여 좌석에 앉혀야 했고, 그곳에서 그에게 수갑을 채우고 발목을 묶어 고정했습니다. 진정하라고 술 한 잔을 줬어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간접 음주 때문에 평생 지워지지 않을 외모의 손상을 입은 사람은 무척 많습니다. 한번은 제가 펍에 서 있는데 어떤 남자가 실수로 다른 손님의 발을 밟았습니다.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다음에 그 남자를 봤을 때 그는 펍 밖에 쓰러져 있었고, 오른쪽 눈알은 옆 보도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다른 남자가 자기 발가락을 밟았다는 이유로 그의 얼굴에 유리잔을 박아 넣은 것입니다. 간접흡연의 영향은 나타나기까지 여러 해가 걸릴 수도 있지만, 간접 음주의 영향은 흔히 즉각 나타납니다.
술과 함께하는 즐거운 밤 외출은 언제나 행복하게 끝나지 않나요? 생각해 보면, 술이 끼어 있었던 일들은 대부분 나중에 돌아보며 웃을 수 있지 않나요? 어쨌든 술을 마시며 보내는 밤은 대개 그저 …이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