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자산

이 사실을 알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보통 술을 마시는 사람은 평생 술에 대략 £100,000를 씁니다. 정신이 번쩍 드는 이야기이니 한 번만 더 말하겠습니다. ‘보통 술을 마시는 사람은 평생 술에 10만 파운드를 씁니다.’ 엄청난 돈입니다. 개인 상담을 하다 보면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가끔 제게 돈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걱정하지 않는 걸까요? 어떤 종류든 약물 중독자는 끊임없이 자신을 속입니다. 술값을 아꼈다고 생각하도록 자신을 속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면세 술을 사면 언제나 ‘이거 정말 잘 샀네. 30파운드나 아꼈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늘 절약한 돈만 이야기하고 지출한 돈은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방금 £30를 써 놓고 대체 어떻게 돈을 아꼈다는 걸까요? 그래도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30를 더 쓴 것입니다. 이것은 평균적인 수치일 뿐입니다. 어떤 사람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이 쓸 것입니다.

한때 저는 하루에 라거 열여섯 파인트를 마셨습니다. 실제로 당시 하루 일해서 받는 돈보다 하루 술값으로 쓰는 돈이 더 많았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나 빈털터리였습니다. 그러면 다음번에 필요한 약물을 사기 위해 임금 일부를 가불받아야 했습니다. 그때는 한 번도 이런 식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맥주를 좋아하는 젊은 녀석이었고, 그게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요? 그 전주에 이미 임금 대부분을 술로 마셔 버렸으므로 한 주가 끝나고 받는 돈은 언제나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말이 오면 어김없이 마음껏 풀어지고 술을 마실 시간이었습니다.

좀 더 전문적인 직장을 얻자 상황은 약간 달라졌습니다. 책임이 더 많아졌으니 마시는 양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통제하고 있었던 적은 없지만,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은 들었습니다. 더는 임금보다 많은 돈을 술에 쓰지 않았고, 이건 대단한 성과였습니다. 이제 저는 ‘정상적인’ 음주자였습니다. 남들만큼 ‘적게’ 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이 약물을 구하려고 실제로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저는 전혀 깨닫지 못했습니다.

물론 앞서 말한 직접적인 금전 지출이 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의존에 따르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온갖 추가 비용은 어떨까요? 우선 택시비가 있습니다. 자유로워지고 나서 느끼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는 원할 때 언제든 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언제 집에 돌아올지 걱정하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뜻이죠. 예전에는 매달 차에 적지 않은 돈을 쓰면서도, 술에 중독되어 있어서 여가 시간에는 차를 운전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그 추운 밤마다 펍과 클럽 밖에 서서 술에 취한 채 택시를 기다리던 일이 떠오릅니다. 집에 가는 데 큰돈이 들었고, 황당한 것은 집에 세워 두기만 할 차를 위해 돈을 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택시 안에서 토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기사가 태워 주기를 거부해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던 때는 또 어떻고요? 보통 술을 마시는 사람은 음주의 직접적인 결과로 평생 택시비에 대략 £18,000를 씁니다. 네, 1만 8천 파운드입니다.

택시에 타기도 전에 음식을 사 먹느라 추가 비용이 들 수도 있습니다. 음식이라고들 하는 무언가를 사 먹는 것일 수도 있죠. 우리 모두 알다시피, 술이 먼저였고 케밥은 그다음이었습니다. 제가 뒤쪽에 식당을 갖춘 커리집이나 케밥집을 찾아다녔던 유일한 이유는, 그저 술집 영업시간이 끝난 뒤에도 술을 더 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여기서도 음식값은 추가 지출입니다. 다음으로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돈을 잃어버려 생기는 손실이 있습니다. 어쩌면 택시 좌석 뒤쪽 틈에 흘렸을지도 모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탈수된 뇌로 혈액이 힘겹게 흐르려 하느라 머리가 지끈거리므로, 알코올이라는 약물의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다른 약물을 더 사야 합니다. 또 돈이 듭니다. 게다가 완전히 멍청하게 군 일을 사과하려고 꽃과 카드를 사는 비용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일을 못 해서 생기는 큰 손실이 있습니다. 현재 영국에서는 알코올의 직접적인 결과로 해마다 800만~1,400만 근무일이 손실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집의 문을 주먹으로 쳐 구멍을 내고 집 안의 물건을 부수거나, 남의 재산을 망가뜨린 데 따른 수리비가 듭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면허를 잃는 데 따른 비용이 들고, 수감될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으며, 술에 취해 소란을 피워 벌금을 내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많은 사람이 술 때문에 직장을 잃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습니다. 실제로 금전적 비용을 명확히 수치로 적어 놓고 보면 그 규모는 정말 엄청납니다.

저는 돈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술은 제게 액체 자산이었고, 들인 돈이 한 푼도 아깝지 않았으니까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술은 한 번도 자산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사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실제로는 제게 아무것도 해 주지 않는 제품에 적지 않은 돈을 내면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학대당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교묘한 사기극에 불과했습니다. 수백만 명이 무언가를 정말 이롭다고 믿으며 터무니없이 비싼 돈을 낸다고 해서, 그것이 실제로 이롭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때는 인구의 약 99퍼센트가 세상이 평평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이 틀렸을까요? 세상이 평평하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서 거짓말을 했던 걸까요? 답은 아니요입니다. 세상은 실제로 평평해 보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지구를 돌아도 여전히 직선으로 날아가고 있다고 느끼지 않나요? 저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직접 확인하러 우주에 가 본 적은 없지만, 이제 우리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확실히 압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자신의 지각과 완전히 어긋나지 않나요? 진실을 보려면 무언가의 겉모습을 넘어 생각해야 합니다. 한때는 한두 사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배를 타고 세계를 한 바퀴 돌겠다고 선언하자 모두가 그를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평평한 것을 도대체 어떻게 배로 한 바퀴 돌 수 있겠습니까? 저 멀리 보이는 선이 지구의 끝이라는 것을 그 자신은 보지 못했던 걸까요? 다른 사람들은 누구나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왜 그에게는 보이지 않았을까요? 콜럼버스와 갈릴레오 같은 사람들은 통념을 넘어 마음을 열었습니다. 그 결과 탐험에 나섰고, 말 그대로 자신들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본 것입니다. 평평한 지구는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이 책이 하려는 일은 여러분의 인식을 바꾸어 진실을 볼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술은 여러분에게 정말이지 아무것도 해 주지 않습니다. 용기와 행복, 자신감과 편안함을 주고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하지만 모두 착각입니다. 마음을 열고 이를 분명히 보는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진정으로 탐구하고 지평을 넓힐 수 있습니다. 콜럼버스는 수많은 사람이 끝에서 떨어질까 두려워 감히 추구하지 못했던 삶을 경험했습니다. 그 사람들을 가로막은 것은 오직 잘못된 인식뿐이었습니다.

심지어 우리 정부도 술이 몸에 좋다고 말합니다. 왜 이렇게 뻔한 거짓말을 계속 퍼뜨리는 걸까요? 아마 정부 자체가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마약상이거나, 적어도 가장 큰 마약상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일 겁니다! 정부는 늘 마약 밀매상들과 전쟁을 벌이겠다고 말하면서도, 술 광고를 허용할 뿐 아니라 영국에서만 해마다 9,000명의 목숨을 앗아 가는 것으로 알려진 약물로 매년 £8.5 billion의 수익을 올립니다(HMRC 2009). 언젠가 본 다큐멘터리에서는 뉴캐슬 한 곳에서만 매주 토요일 밤 술값으로 50만 파운드가 쓰인다고 했습니다. 정말이지 엄청난 일입니다!

이미 말씀드렸듯, 세뇌가 너무 깊이 박혀 와인 한 병에 수백 파운드, 때로는 수천 파운드를 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참 얼간이들입니다(말장난입니다)! 때때로 저는 술에 쓴 돈을 정당화하곤 했습니다. 술에 관한 가장 큰 거짓말, 바로 이런 말을 믿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