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니까
저도 예전에는 어떤 술은 그저 습관 때문에 마신다고 믿었다는 것을 인정해야겠습니다. 물론 전부가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어떤 잔은 즐거움을 위해서, 어떤 잔은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을 받으려고 마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마시는 술 중 일부는 습관 때문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대체 누구를 속이고 있었던 걸까요? 습관이라고요? 우리가 술 마시는 일을 정당화하려고 생각해 내는 이유들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집을 나서서 주류 판매점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 병을 따고 그 술을 전부 마시는 일을 정말 모두 습관 때문에 했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우리 모두 어떤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일상에 익숙해질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다른 일상적인 방식은 쉽게 바꿉니다. 예를 들어 이 나라에서는 도로 왼쪽으로 운전하지만, 외국에 가면 별문제 없이 오른쪽으로 바꿉니다. 일부 헤로인 중독자들도 자신이 순전히 습관 때문에 주사를 놓는다고 믿으며 스스로를 속입니다. 심지어 ‘헤로인 습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는 사람은 누구나 그것이 순전한 약물 중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습관일 뿐이라면 물을 가득 채운 주사기로 자신에게 주사를 놓으면 됩니다. 그러면 엄청난 돈을 아낄 수 있을 겁니다. 그저 습관이라면 사람들은 그냥 그만둘 수 있을 것입니다.
술 때문에 집, 가족, 자존심, 존엄성, 긍지, 자기 가치감, 때로는 목숨까지 잃는 사람들이 습관 하나를 버리지 못해서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물론 아닙니다. 다른 약물 중독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약물 중독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습관 때문에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신다면, 몇 년 동안 술 한 잔 마시지 않은 사람들이 여전히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들에게 아직도 술을 마시는 습관이 남아 있나요? 술을 사는 습관이 아직도 남아 있나요?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으로 휴가를 떠나 처음 보는 호텔에 묵고 처음 가 보는 해변에 간다면, 그 시간에 그 해변에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여러분에게 있나요? 없습니다. 도대체 이 습관을 버리는 데 얼마나 걸리는 걸까요? 이것은 평생 회복 중인 상태로 살아야 하는 세상 유일의 습관인가요? 결코 완전히 버릴 수 없는 유일한 습관인가요? 아니면 더 그럴듯한 설명이 있지 않을까요? 몇 년 동안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고도 여전히 견디기 힘들어하는 이 사람들은, 즐거운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고 여전히 느끼기 때문에 박탈감을 느끼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 말입니다. 자신은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르고,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병에 걸렸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사실 알코올 중독은 말 그대로 중독이지, 습관이 아닙니다.
알코올 중독의 문제는 술을 마시는 사람 대부분이 자신이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정말로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선택해서, 그리고 즐기기 때문에 술을 마신다고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술을 마시는 합리적인 이유가 떠오르지 않으면 습관이라는 말에 기대게 됩니다. 우리는 술에 관해 똑같은 거짓말을 너무나 오랫동안 해 왔고, 결국 모두 그 거짓말을 믿게 됩니다. 저도 술을 마시는 대다수의 사람처럼 제가 술을 마시는 이유를 끊임없이 정당화했습니다. 우리는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으며, 스스로 몸에 독을 넣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본능적으로 압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면 때때로 비참해진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쩌면 자신이 정말로 중독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음주를 합리화하려면, 먼저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는 즐길 수 없는 데 대한 그럴듯한 이유들을 잔뜩 만들어 내야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충분히 오랫동안 충분히 설득력 있게 거짓말을 하면 그 거짓말을 처음 지어낸 사람조차 결국 그것을 믿게 됩니다.
헤로인 중독자는 자신이 황홀경에 빠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밖에서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그저 약물 때문에 생긴 저조한 상태에서 벗어나려 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영국에서 술을 마시는 16세 넘는 사람들도 모두 자신이 술을 마시는 합리적인 이유를 댈 것입니다. 이들이 집단적으로 같은 이유를 들어 음주를 정당화하면, 그 이유가 이치에 전혀 맞지 않더라도 우리는 결국 믿게 마련입니다. 제가 술이 제게 해 준다고 믿었던 모든 것은 환상이었습니다. 그 환상들은 그저 우리가 수년 동안 들어 온 이야기를 확인해 줄 뿐이고, 그래서 우리는 술이 진짜로 수많은 이로움을 준다고 믿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가장 큰 착각 중 하나는 술이 마시는 사람에게 진정한 즐거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술을 마시는 데 정확히 어떤 즐거움이 있나요? 그것이 진정한 즐거움이라면 맛이나 갈증 해소, 아니면 그 놀라운 효과에서 오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 세뇌를 조금씩 걷어 내 봅시다. 우선 이것부터 분명히 해 둡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