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대 갈망

술을 끊는 것뿐 아니라 술에서 벗어난 상태를 확실히 유지하고 싶다면, 이 장을 읽을 때는 꼭 정신을 바짝 차려 주세요. 호기심과 갈망의 차이를 아는 것이 어쩌면 자유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 있습니다.

술을 마시기 전에는 술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조건화가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스며들었고, 마침내 우리는 뭔가 부족한 것처럼 느끼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술을 맛보고 있었고, 부모님도 술을 마셨으며, 우리가 본보기로 삼는 사람들도 술을 마시고 있었기에 우리는 뭔가를 놓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뭔지는 확실히 몰랐지만 호기심이 생겼고, 조금 마셔 보고 싶어졌습니다. 이것은 압도적인 갈망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때 다음 파티에는 술이 없을 거라는 말을 들었더라도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았을 테니까요.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아직 술에 대한 갈망도, 술 없이는 인생이 즐겁지 않을 거라는 두려움도 만들어 내지 않았습니다. 갈망은 자신이 진정한 즐거움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저는 술을 마시기 시작하기도 전에 한잔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셨습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때까지 평생 술을 한 번도 마신 적이 없었으니까요. 몸속에 알코올이 돌고 있어서도 전혀 아니었습니다. 제가 마시고 싶었던 이유는 그저 줄곧 겪어 온 엄청난 세뇌가 술을 한번 맛보고 싶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술을 끊어도 조건화는 여전히 세상 곳곳에 존재합니다. 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점은 그게 전부 터무니없는 소리라는 것을 여러분이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것의 실체를 꿰뚫어 보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가 될 것이고, 그 사실은 남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과 자신감, 기쁨을 안겨 줄 것입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여러분은 한 번도 중독된 적이 없는 소수의 사람들보다 더 잘 대비하게 됩니다. 덫은 세상에 그대로 있고, 누구나 언제든 거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술을 한 번도 마셔 본 적이 없는 사람들조차 술이 스트레스를 풀어 주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그들도 세뇌된 내용의 일부를 믿지만 이런 태도를 취합니다. ‘애초에 경험해 보지 않은 건 아쉽지도 않을 테고, 나쁜 면까지 겪고 싶지는 않으니 사양할래요.’ 이제 여러분은 술이 여러분에게만이 아니라 그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 약물 자체는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변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인식뿐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무엇 때문에 중독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그토록 중요합니다. 그것을 이해하면 앞으로 쉽게 피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목적은 단순히 여러분이 쉽게 술을 끊도록 돕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남은 평생 자유롭게 지내는 일이 얼마나 쉬운지도 보여 주는 데 있습니다.

1980년대에 저는 호기심이 생겨 엑스터시라는 약물을 한번 해 보고 싶었습니다. 모두가 하고 있었으니까요. 적어도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 약물을 하는 사람들은 늘 그것을 팔려고 애썼습니다. 돈을 벌려고 팔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약물의 효과를 열심히 선전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제가 그 덫에 빠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합니다. 저는 그 약물을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하마터면 할 뻔한 적은 있습니다. 그것은 갈망 때문이 아니라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갈망이란 무언가를 향한,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는 욕구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여러분이 언제나 다른 음주자들이나 주류 업계가 보여 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 아니라 술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본다면 다시는 술을 갈망하지 않을 것입니다. 질병과 노예 생활을 갈망할 수는 없으니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엑스터시를 해 본 적이 없지만, 해 볼 선택권은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원한다면 헤로인을 할 선택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그것을 해 보았고 그 약물의 환상적인 효과가 세뇌를 강화했다면, 호기심은 갈망으로 바뀌었을 것입니다. 저는 바로 그때 중독되었을 것이고, 선택의 자유도 함께 사라졌을 것입니다. 엑스터시 알약을 하나, 둘, 셋, 혹은 그 이상 먹지 않고는 밖에 놀러 나갈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약물이 없으면 즐길 수 없다고 느낄 만큼 그 약물에 의존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까? 술을 마시는 여러분이 바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평생 완전한 자유를 누리려면, 다시 호기심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 호기심은 여러분이 예전에 술을 마셨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갈망도 아니고, 정말로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도 아닙니다. 그저 ‘행동 신호’일 뿐입니다. 행동에 나서서 자신의 마음을 다시 조율하라고 알려 주는 신호입니다. 세뇌가 어떤 것이며 얼마나 강력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일깨우라는 신호입니다. 약물 중독의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멋진지 기억하고, 남은 평생 자신의 자유를 기뻐하며 살아가도록 말입니다. 완전히 자유로워진 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때로는 술에 관한 모든 것을 잊어버립니다. 그러니 가끔 이렇게 자신의 자유를 떠올리게 해 주는 순간이 찾아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자신을 다시 조율하고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으니까요.

우리 몸은 자동차 배기가스, 먼지, 흙먼지, 먹는 것에 든 화학물질, 그 밖의 수많은 외부 요인으로 끊임없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궁극의 생존 기계인 우리 몸은 여러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수명을 늘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이런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오염되어 있으며, 마음속 독소까지 없애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주류 업계는 도덕성도 없고 우리 삶의 질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는 약물 업계입니다. 여느 마약 판매상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돈을 벌려는 것이며, 사람들이 자신들의 약물에 의존하게 만들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합니다. 이들은 여러분이 자기들이 마련한 버튼을 몇 번 누르기만 하면 의존하게 되리라는 것을 압니다.

주류 업계는 전 세계에서 해마다 100만 명이 넘는 고객을 잃습니다. 사망하는 사람만 그 정도이므로 가능한 한 많은 새 고객을 끌어들여야 합니다. 어떤 약물이든 첫 투여분은 공짜입니다. 이들이 학생들의 떠들썩한 파티를 자주 후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료 맥주병을 나눠 주는 사람들은 젊고 한창때입니다. 이들은 자기들의 약물을 팔기 위해 일부러 멋져 보이는 사람들을 고릅니다. 그 약물 탓에 혈액순환이 나빠져 막 다리를 절단한 사람을 고르지는 않습니다. 술 때문에 가족과 집과 일자리를 잃고, 볼은 붓고 빨개졌으며, 코는 부풀어 혈관이 도드라진 과체중의 중년 남성을 고르지는 않습니다. 환상과 이미지는 팔 수 있지만, 현실은 팔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곧 몸이 저절로 오염물질을 제거하듯, 마음도 다시 슬며시 들어오려는 온갖 세뇌를 저절로 걸러 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술을 끊어도 사실 자체는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술을 끊었기 때문에 그 사실들이 여러분에게 갖는 의미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몸 상태가 천 배는 더 좋아졌다고 느끼므로 더는 건강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 약물에 쓰던 돈도 신경 쓰지 않고, 무언가의 노예가 되거나 무언가에 지배당할까 봐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다시 말해, 애초에 왜 술을 끊었는지, 얼마나 괴로웠는지를 잊고, 그 약물 뒤에 숨은 진실도 잊어버립니다. 이럴 때는 스스로 그 진실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 사기극의 내막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정작 좋은 것을 놓치고 있는 사람은 술을 마시는 이들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요? 이것은 그저 정말로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에 맞서 싸우는 방법일까요? 이런 일이 늘 일어날까요? 이것도 ‘회복’과 같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이런 순간들은 찾아온다 해도 나타날 때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집니다. 이것은 결코 정말로 술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제가 이 내용을 책에 넣는 것은 오직 여러분이 덫을 완전히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의문을 품거나 걱정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여러분은 그저 그것을 현실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나 행동 신호로 알아보고, 그 약물로부터 자유로워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뻐할 것입니다.

정말로 끔찍한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수년 동안 신체적·정신적 학대를 받으면서도 두려움 때문에 그 관계에 갇혀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느 날 이들은 더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벗어납니다. 하지만 벗어난 뒤 어느 저녁에 약간의 공허함이나 외로움을 느끼면, 좋았던 때를 추억하다가 실제 삶이 어땠는지를 잊어버리는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러고는 예전 상대에게 전화를 겁니다. 그러면 순식간에 정확히 처음 있던 자리로 돌아가 버립니다. 자신이 다시 갇혔다는 사실은 똑똑히 보이지만, 이제는 벗어나기가 한층 더 어려워집니다. 술에 관해서는 술 덕분에 좋았던 때란 애초에 없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행복했던 것은 함께한 사람들, 춤, 파티, 휴가, 크리스마스, 혹은 생일이라는 사실 덕분이었지, 술을 마셨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 모든 것은 여러분을 덫에 계속 가두어 두도록 만들어진 하나의 거대한 환상이었습니다.

어느 날 지루하다고 해서 몸에 알코올이 부족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술을 끊은 뒤 무언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 문제의 원인은 알코올 결핍이 아닙니다. 술을 마시든 마시지 않든 인생이 언제나 장밋빛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몸과 마음이 훨씬 더 강해질 것이므로, 기쁠 때의 기쁨은 훨씬 더 커지고 힘들 때도 술을 끊기 전처럼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책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술을 끊는다고 해서 포기할 것은 전혀 없으며 아무런 희생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분명히 보여야 합니다. 이제 여러분은 갈망이 순전히 심리적인 것이었으며 결코 신체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압니다. 무언가를 빼앗기고 좋은 것을 놓치게 될 사람은 여러분이 아니라 가엾은 음주자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알코올의 모든 흔적이 3일에서 10일 안에 몸에서 빠져나간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으며, 진정으로 마음을 열었다면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람은 없고 술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다른 모든 음주자와 똑같이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을 것입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알았으니, 마침내 이렇게 외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정확히 언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