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하기
이것 역시 또 하나의 교묘한 속임수입니다. 어떤 종류의 집중이든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주의를 모아야 합니다. 약물이 몸에서 빠져나갈 때의 신체적 영향을 느끼거나 술에 대한 정신적 의존을 겪는 것처럼 불편과 자극이 있다면, 그런 것이 없을 때만큼 집중할 수 없습니다. 진전 섬망을 겪는 사람은 술 없이는 집중할 수 없다고 느낍니다. 사실 그들이 집중할 수 없는 유일한 이유는 술 때문입니다. 무엇에든 집중하려면 먼저 자신을 괴롭히는 것을 모두 없애야 합니다. 헤로인 중독자는 약물 없이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습니다. 약물을 투여하면 더 차분하고 편안해져서 더 잘 집중할 수 있지만, 헤로인에 중독되지 않은 사람 가운데 헤로인이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사람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요? 저는 3개월 동안 술을 끊었을 때 어떤 사교 모임에서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신체적 불편은 사라졌어도, 술을 마시고 싶다는 정신적 괴로움은 줄곧 남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 약물에 대한 면역과 내성이 너무나 강해져서 금단의 영향이 정상 상태가 되어 버렸고, 원래 이렇게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습니다. 화학 반응이 자동으로 뇌에 신호를 보내면 ‘술 한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 생각을 품고 있는 동안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전까지 제대로 집중할 수 없습니다. 이제 그들의 주의력 일부가 몸속의 미묘한 화학 반응이 일으킨 충동에 붙잡혀 버린 것입니다. 술을 한잔 마련하는 순간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술이 효과를 낼 시간은 전혀 없었는데도 한 모금 마시는 즉시 집중해야 할 일에 착수한다는 것입니다. 심리 상태가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입니다. 알코올이 실제로 효과를 냈다면 분명히 아무것에도 집중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하려면 온전히 주의를 모으고 집중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시험 전에 술을 한잔하는 건 어떨까요? 안 되는 이유는 술이 판단력을 바꾸고 반응을 느리게 하며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불편과 자극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앤디 머리가 큰 경기를 앞두고 술을 한잔하면 경기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숙제를 시작하기 전에 ‘스코티’(스카치위스키)를 조금씩 따라 마시면 숙제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을까요? 뇌 수술을 하는 의사는 손이 전혀 떨리지 않아야 하고 온전히 집중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술이 구하러 나서는군요! 술은 참 놀라운 약물입니다. 못 하는 일이 없습니다. 아니, 정정하겠습니다. 못 하는 일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바로 그것이 속임수입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어떤 때 술을 마시면 더 잘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약물 때문에 생긴 신체적 저하 상태를 끝내거나 약물에 대한 심리적 의존을 충족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불편을 끝내고 있을 뿐입니다. 불편을 없애면 그전보다 더 잘 집중할 수 있지만, 애초에 그런 불편을 겪을 이유가 없어야 했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뇌세포를 파괴하고, 감각을 무디게 하고, 집중에 큰 도움이 되는 시각까지 둔화시키며, 반응을 느리게 하고, 정신을 멍하게 만드는 억제제가 어떻게 집중을 도와줄 수 있겠어요? 그럴 수 없습니다. 이것 역시 또 하나의 속임수입니다.
‘하지만 제이슨, 할 일이 없을 때 적어도 술은 이런 걸 덜어 주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