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코올 중독자인가?
답은 간단합니다. 아닙니다. 여러분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그런 적도 없고, 앞으로도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이것을 아는 이유는 이미 말씀드렸듯 사회에서 이해하는 의미의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람은 없으며, 알코올 중독증이라는 병도 없기 때문입니다.
상당히 대담하고 아마 논란도 일으킬 만한 발언이라는 것은 알지만, 정확한 말이라고 확언합니다. 사실 알코올 중독증이라는 병이 있다는 통념을 만들어 내는 것은 AA(Alcoholics Anonymous) 같은 단체들입니다. 이런 대담한 말에 많은 분이 발끈하시리라는 것은 저도 잘 알지만, 제가 하는 말을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AA가 수백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천 명의 목숨을 구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밤낮없이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그들의 헌신과 도움, 지지는 존경스럽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또한 어느 한 가지 접근법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모든 사람이 이 책에서 설명하는 개념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처지에 있는 것도 아니므로, AA 같은 단체는 언제나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AA에 다닌 적이 있거나 지금도 다니고 계신다면, 부디, 부디 제 말을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이런 단체들은 언제나 필요할 것이고, 언제나 생명을 구할 것입니다. 제가 AA 같은 단체들과 의견을 달리하는 지점은, 그들의 동기가 아무리 선의에서 비롯되었더라도 알코올 중독증이라는 병에는 치료법이 없다고 주장한다는 점입니다. AA 스스로 인정하듯, AA는 단 한 명의 알코올 중독자도 완치한 적이 없습니다.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라고 생각해 보세요.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우선 자신에게 알코올 중독증이라는 병이 있는지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의사와 상담하는 것입니다. 의사는 여러분이 알코올 중독자인지 말해 줄 수는 없지만, AA, Drinkline, Alcohol Concern 또는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른 전문 기관으로 안내해 줄 수는 있습니다. 다음으로 여러분은 그중 한 곳에 전화를 걸어 자신에게 그 병이 있는지 알아봅니다. 문제는 아무도 여러분이 알코올 중독자인지 말해 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AA는 공식 소책자 중 하나에서 그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의도하거나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마시는 일이 반복되거나, 술을 마실 때 문제를 겪는다면, 당신은 알코올 중독자일 수 있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AA의 누구도 당신이 알코올 중독자인지 아닌지 말해 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알코올 중독증에 대처하는 데 세계 최고의 전문가를 자처하는 AA조차 자신들이 만들어 낸 것으로 보이는 병이 여러분에게 있는지 말해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누가 말해 줄 수 있을까요? 아무도 없는 모양입니다. 오직 여러분만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글쎄요, 처음부터 그다지 신뢰가 생기는 말은 아닙니다. 제게 이 병이 있는지는 오직 저만이 판단할 수 있다고요? 이 ‘알코올 중독증’이라는 병을 만들어 낸 ‘그들’은 제게 말해 줄 수 없다고요?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면, 무엇을 지침으로 삼아야 할까요? AA에 따르면 의도하거나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이 마시는 일이 잦거나, 술에 취했을 때 문제를 겪는다면 알코올 중독자일 수 있다고 합니다. 농담하는 걸까요? 제가 아는 술 마시는 사람 중에는 의도한 것보다 더 많이 마시는 일을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것이 그 약물의 본성입니다. 그리고 술을 마신 뒤 문제를 겪는다는 점에 관해서라면, 술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술 때문에 문제를 겪지 않았나요? 물론 그렇습니다! 그러니 AA의 공식 소책자에 나오는 지침을 따른다면, 술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알코올 중독자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영국 인구의 80퍼센트가 알려진 치료법이 없는 병을 갖고 태어났다는 뜻일 겁니다. 이에 대해 제가 할 말은 딱 하나뿐입니다.
개소리!
알코올 중독증이 이제 암이나 심장병과 같은 범주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유전되며, 유전자에 들어 있으므로 어쩔 도리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누군가가 겨우 두 살일 때 알코올 중독자인지 알아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평생 술을 단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은 알코올 중독자도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실제로 술을 한 번도 마신 적이 없는 사람들 중에도 이 병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이 해 주셨으면 하는 일은 이런 헛소리에 의문을 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의심 없이 받아들이도록 조건화되어 왔기 때문에 결국 그것을 믿게 됩니다. 하지만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도무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헤로인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헤로이니즘이라는 병이 있다거나, 그들이 헤로인홀릭이라고 믿으시나요? 그러니까 약물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겁니다. 그들은 헤로이니즘이라는 병을 갖고 태어났고,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지요. 평생 헤로인을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헤로인 중독자가 있다고 진심으로 믿으시나요? 담배를 한 번도 피워 보지 않은 흡연자가 있다는 것을 잠시라도 믿을 수 있나요? 누군가가 크랙 코카인을 사용할지 두 살 때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런 중독을 물려받는다거나 유전자에 들어 있다고 진심으로 믿으시나요? 초콜릿에 중독된 사람들은 평생 초콜릿을 먹어야 하고 어쩔 도리도 없게 만드는 병을 갖고 태어났다고 믿으시나요? 여러분은 두 살 때 이렇게 말했나요? ‘이제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말을 할 수 있으니 술을 달라고 할 수 있잖아. 2년 동안 얼마나 마시고 싶었는지 몰라.’
이 책을 읽는 동안 제가 여러분께 부탁드리는 것은 상식을 발휘해 이런 터무니없는 말에 의문을 품어 달라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여러 해 동안 이런 이야기를 들어 왔다는 것은 저도 압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전하는 말이라고 해서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을 열고 스스로의 판단력을 발휘해 현명한 결론을 내리세요. 여러분 자신에게 알코올 중독자라는 꼬리표가 붙었고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 일부가 되었다면, 마음을 열고 어떻게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지 물어보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제 진실을 볼 때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라는 말은 자신이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에게 붙이는 이름에 불과합니다. 이제 이 터무니없는 꼬리표를 떼어 버릴 때입니다. 그것은 그저 꼬리표일 뿐이니까요.
사실은, 지금까지 무슨 말을 들었든 여러분은 알코올 중독자가 아닙니다.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술 없이 지낼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온다면, 여러분은 알코올에 중독된 사람이며 술에 붙들려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를까요? 차이는 알코올 중독에는 쉽고 간단한 치료법이 있고 여러분이 지금 바로 그 방법을 읽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알코올 중독증을 만들어 낸 사람들에 따르면, 그들이 말하는 병에는 알려진 치료법이 없습니다.
실제로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면서 술 없이 지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정확히 같은 처지에 있습니다. 모두 중독되어 있습니다. 주말에만 마시든 날마다 온종일 마시든 상관없습니다. 이들은 알코올이라는 약물에 사로잡혀 중독되어 있습니다. 다른 약물에 대해서는 이런 중독을 쉽게 이해합니다. 헤로인을 투여하는 사람은 헤로인 중독자이고, 크랙 코카인을 하는 사람은 ‘크랙 중독자’이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니코틴 중독자입니다. 헤로인을 투여하는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면 여러분의 생각이 달라질까요? ‘나는 헤로인에 중독되지 않았어.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늘 필요한 것도 아니야. 없어도 지낼 수 있어. 맨날 하는 것도 아니잖아. 헤로인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걸 증명해 보일게. 주말이나 특별한 날, 그리고 스트레스를 좀 받을 때만 하거든. 게다가 아침에는 헤로인을 하지 않으니까 중독됐을 리가 없어.’ 누군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 그 사람이 분명히 중독되지 않았고 헤로인 투여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그 사람이 원할 때마다 헤로인을 투여하면서도 중독되지 않을 수 있다고 믿겠습니까? 아니면 이미 중독되어 있으면서 자신이 투여하는 적은 양의 약물을 정당화하려고 할 뿐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겠습니까?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는 사람은 모두 중독되어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분명히 그렇지는 않으니까요. 제가 말하는 바는, 그리고 이 점만큼은 분명히 해 두어야 하는데, 술 없는 삶을 두려워하면서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중독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언가에 중독되었는지 아닌지 판단하는 저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저는 딸기를 좋아합니다. 아니, 정말 사랑합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딸기를 그만 먹어야 한다고 해서 두려움에 휩싸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쉽기는 하겠지만, 딸기 없이는 삶을 감당하거나 즐길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선택해서 한다’와 ‘나는 해야만 한다’의 차이입니다.
헤로인이나 니코틴 같은 약물에 대해서는 이토록 명백한데, 왜 알코올이라는 약물에는 그렇지 않을까요? 왜 사람들은 자신이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지 못할까요? 그 사실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Institute of Alcohol Studies에 따르면 영국 인구의 거의 80퍼센트가 술을 마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약물 중독이든 실제 수치를 알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많은 사람이, 뭐랄까요, 진실을 좀 아껴서 말하니까요! 여러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제가 직접 조사해 본 바로는 그 수치가 아마 90퍼센트를 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쪽에서 제시한 수치만 따르더라도, 헤로인이 합법이고 헤로인 주사를 놓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교 활동이라고 우리가 늘 조건화되어 왔다면, 그래서 인구의 80퍼센트가 헤로인을 투여한다면, 헤로인 투여 역시 약물 중독으로 여겨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헤로인을 사용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믿게 될 수도 있습니다. 동시에 알코올 중독에 관해 조언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도 그 약물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들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이며, 바로 그들이 주류 업계의 가장 큰 영업 부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애초에 우리가 술을 마시게 된 것도 결국 다른 음주자들의 영향 때문이었으니까요. 알코올이 만들어 내는 환상은 다른 음주자들에 의해 우리가 믿도록 조건화된 내용을 확인해 줄 뿐입니다.
그러니 가엾은 음주자는 자신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는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해 술을 끊고 싶어지기만 해도 곧바로 ‘알코올 중독자’라는 꼬리표를 받습니다. 알코올 중독자도 아닌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술을 끊고 싶어 하겠느냐는 것이지요. 그러면 음주자는 어느 쪽을 택해도 이길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느낍니다.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세상에 알리거나, 마시는 양을 속이고 현실을 외면한 채 계속 술을 마시거나 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끊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내 놓고 말할 수 있는 흡연과 달리, 음주자는 아무렇지 않은 척 거짓말을 하거나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라고 선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참 대단한 선택지입니다. 복용량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이런 식으로 구분되는 약물은 세상에 이것 하나뿐입니다. 정상적인 음주와 알코올 중독증은 어떻게 다르며, 어느 시점에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것일까요? 하루에 얼마나 마셔야 그 칭호를 얻을 자격이 생길까요? 헤로인은 얼마나 투여해야 중독될까요? 언제 헤로인 사용자에서 헤로인 중독자로 올라서는 것일까요? 코카인을 얼마나 해야 코카인 중독증이라는 병에 걸릴까요? 하루에 담배를 몇 개비 피워야 정상적인 흡연자나 가끔 피우는 흡연자에서 흡연 중독자가 되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자신이 더 이상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술을 끊고 싶다는 것을 인정하기 부끄러워합니다. 약물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 문제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다른 모든 약물 중독에서는 그 반대입니다. 많은 흡연자가 담배를 끊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니코틴 중독 인간’ 같은 별난 칭호가 붙지는 않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술 때문에 곤란해졌다고 느낄 때, 그것이 약물 자체의 결과가 아니라 여러분의 나약함으로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어두운 방바닥에 누운 헤로인 중독자가 ‘난 감당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광고를 본 기억이 납니다. 텔레비전에서 늘 나왔습니다. ‘난 감당할 수 있어.’ 저는 그 헤로인 중독자가 얼마나 한심해 보이고 그 말이 얼마나 터무니없게 들리는지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도 알코올에 중독되어 있을 때 똑같은 헛소리를 되풀이했습니다. 제게는 그것이 정상으로 보였습니다. 우리는 술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하는 일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믿도록 세뇌되어 왔습니다. 통제하지 못한다면 의지력이 약한 흐물흐물한 인간이거나 아마도 알코올 중독자라는 뜻이지요. 여러분이라면 어느 쪽을 고르겠습니까? 저는 어느 쪽을 고르고 싶은지 압니다. 수년 동안 제가 고른 쪽입니다. 결국 누가 자신이 통제하지 못한다고 인정하고 싶겠습니까? 대부분의 음주자가 늘어놓는 헛소리는 이렇습니다. ‘나는 음주를 통제할 수 있어. 가끔 좀 많이 마실 때도 있지만, 당연히 통제하고 있지.’ 보아하니 이것이 알코올 중독자와 ‘정상적인 음주자’의 차이라는 모양입니다. 알코올 중독자는 통제력을 잃었지만, 정상적인 음주자는 통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술에 취한 사람이 자기 행동을 통제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 말 자체가 모순입니다. 그리고 ‘정상적인 음주자’란 무슨 뜻일까요? 제가 여러분에게 바나나 섭취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일주일에 몇 번만 먹으며 먹어도 그만 안 먹어도 그만이라고, 주말에는 더 먹지만 다들 그렇지 않느냐고 계속 말한다면 어떨까요? 심지어 꼬박 이틀 동안 바나나 없이 지낼 수도 있다고 말한다면, 제가 바나나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곧바로 알아차리지 않겠습니까? 제가 얼마나 적게 먹는지 정당화하려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바나나가 실제로 저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습니까? 실제로는 섭취량을 통제하려고 스스로를 단속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제가 바나나 섭취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면 제게 문제가 있는 것이고 여러분도 그것을 알 것이라는 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알코올 중독자’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음주를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알코올 의존 증후군’, 즉 ADS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알코올 의존 증후군이 있는 것 아닐까요? 모든 헤로인 중독자에게는 ‘헤로인 의존 증후군’이, 흡연자에게는 ‘니코틴 의존 증후군’이 있지 않을까요? 제 말은 술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나 술에 의존하며, 어떤 때에는 상황을 감당하거나 즐겁게 지내기 위해 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의존이 존재하고, 바로 그래서 완전히 끊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의존한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누구나 원할 때 쉽게 술을 끊을 수 있겠지만, 여러분도 저도 잠시 금주하는 것조차 지옥 같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전문가들은 통제하지 못한다면 ‘의존 증후군’이 있다고 말하지만, 저는 대다수 음주자가 자신의 음주량을 완전히 통제하는 일은 결코 없으며 따라서 알코올 의존 증후군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합니다. 음주자에게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술을 버리든지, 내가 떠나든지 둘 중 하나예요.’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이 술을 끊게 되기를 바라며 이런 말을 합니다. 하지만 효과가 있는 경우는 있다 해도 드뭅니다. 음주자는 배우자나 연인보다 술을 선택할 테니까요. 그들이 마시기로 선택하기 때문도 아니고, 배우자나 연인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들 대신 결정이 내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판단과 이성적 사고는 언제나 알코올의 ‘영향 아래’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은 정기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음주를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중독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해서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어떤 약물이든 진정으로 통제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합니다. 피해자 자신이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약물은 언제나 그 사람을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술을 끊을 때 얻는 가장 큰 이점은 통제력을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싸우는 데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 점은 나중에 더 설명하겠습니다. 술을 끊기 위해 도움을 구해야 했을 때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든 것은 바로 이런 조건화입니다. 사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으면서 표지를 감추거나, 자신의 의도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고 있을지 모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자신도 같은 덫에 걸린 음주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이 중독되었다고 인정하는 데에는 이토록 큰 낙인이 따라붙으며, 이것은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대체로 사람들은 그저 자신이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실제로 많은 음주자가 그 사실을 한 번도 깨닫지 못한 채 살다가 죽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자신이 담배에 중독되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고, 흡연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 되어 공공장소에서 금지되고 나서야 자신의 중독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곧 그들은 자신이 담배를 피우기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피워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음주자는 이 사실을 모릅니다. 마시는 양을 그럭저럭 통제하고 있으면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모든 술이 금지되었던 금주법 시대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조직범죄가 생겨났습니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기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마셔야만 한다는 사실이 곧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바나나를 금지했어도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요? 세뇌와 조건화, 그리고 알코올이 만들어 낸 환상 때문에 사람들은 술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저도 제가 실제로 술을 마시기로 선택하고 있으며,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제가 중독되었다고는 진심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랬다면 왜 일주일 넘게 술을 끊기가 어려웠을까요? 왜 영원히 술을 끊는다는 생각만으로 두려움에 휩싸였을까요?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은 알코올이 약물이며, 그것도 엄청나게 중독성이 강한 약물이라는 사실입니다. 다른 모든 약물과 마찬가지로 알코올의 본성은 삶과 영혼을 파괴하는 그 교묘한 손아귀 속으로 여러분을 점점 더 깊이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AA 같은 단체가 주입하는 가르침과는 달리, 또 지구상에서 가장 대대적으로 광고되는 약물 없이는 삶이 살 가치조차 없을 것이라는 음주자들의 공통된 믿음에도 불구하고, 알코올의 덫에 걸린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아주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