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내인가, 생쥐인가?
생쥐 한 마리를 우리에 넣고 먹이와 물, 액체 약물을 줍니다. 액체 약물이 나오는 금속 깔때기 옆에는 버튼이 있고, 생쥐가 약물을 먹으려면 코로 그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먹이와 물이 있지만 생쥐는 호기심에 버튼을 누릅니다. 생쥐가 약물을 처음으로 먹습니다. 생쥐는 큰 소리로 찍찍거리고, 몸은 독극물에 격렬하게 반응합니다. 사람이 액체 약물을 처음 먹었을 때와 똑같습니다. 그러면 과학자는 먹이와 물을 치우고 생쥐에게 약물만 남겨 둡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생쥐는 버튼을 눌러 액체 약물을 마십니다. 얼마 후 금단기에, 다시 말해 약물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동안 생쥐는 돌아가 다시 버튼을 누릅니다. 생쥐는 약물에 전과 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찍찍거리지도 않고, 몸에도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생쥐는 이제 조금 전보다 기분이 약간 나아졌습니다. 약물이 스스로 일으킨 느낌을 잠시 억눌렀기 때문입니다. 생쥐는 전혀 모르지만, 이 액체 약물은 생쥐의 중추신경계를 파괴하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생쥐는 금단기에 다시 버튼을 누르고 조금 전보다 기분이 나아집니다.
그러면 과학자는 먹이와 물을 다시 우리 안에 넣습니다. 생쥐는 조금 먹고 마시지만 곧장 버튼으로 향합니다. 얼마 후 생쥐는 먹이와 물을 완전히 외면하고 계속 버튼만 누릅니다. 금세 생쥐의 몸이 떨리기 시작하는 것이 보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떨림이 멎고, 아주 빠르게 신경계가 다시 영향을 받기 시작합니다. 다시 몸이 떨리기 시작하면 생쥐는 어떻게 할까요? 버튼을 누릅니다! 생쥐는 기분이 나아질까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조금 전보다 나아질 뿐, 애초에 버튼을 누르기 전의 기분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불쌍한 생쥐는 약물이 자신의 중추신경계를 서서히 파괴하면서도 자신을 돕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몸이 떨릴수록 버튼을 더 누르고, 버튼을 더 누를수록 몸이 더 떨립니다. 생쥐는 약물에 대한 내성이 너무 강해져서 버튼을 눌러도 여전히 몸을 떱니다. 단지 전보다 조금 덜 떨릴 뿐입니다. 얼마 후 생쥐는 그저 계속해서 버튼을 누르고, 누르고, 또 누르다가 결국 죽습니다.
이것은 약물 시험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실제 실험입니다. 저는 이런 실험 방식에 찬성하지 않지만, 이 실험을 보고 제가 중독되어 있을 때 하던 일이 바로 이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버튼을 두어 번 누르면 여러분은 정말로 그 생쥐가 됩니다. 하지만 생쥐와 마찬가지로,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에는 그 사실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약물은 실제 작용과 정반대의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알코올은 제 신경계를 너무나 심하게 억눌렀고, 결국 저는 술 없이는 즐겁게 지낼 수도, 술을 마실 때만큼 자신감을 가질 수도 없다고 믿었습니다. 제가 느끼던 불안감은 알코올 때문에 생긴 것이었습니다. 저를 그렇게 만든 것은 약물이었고, 오직 약물뿐이었습니다. 이제 우리 밖으로 나오고 나니 쉽게 보입니다. 이 책은 자신에게서 한발 물러나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볼 수 있게 해 주는 책입니다. 생쥐에게도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볼 기회가 있다면, 계속 그 짓을 할 것 같습니까? 생쥐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분석할 이성이 없지만 인간에게는 있습니다.
그러니 진짜 질문은 이것입니다. 여러분은 사람입니까, 생쥐입니까? 자, 그렇다면 이제…